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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와 UAE가 코인 허브 1·2위를 차지한 이유는 규제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교하고 예측 가능한 규칙 설계가 비결이었습니다. 두 나라의 전략을 비교했습니다.

"싱가포르, UAE는 코인 규제가 없어서 기업들이 몰려든다." 이 문장,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두 나라의 규제 문서를 들여다보면 정반대 그림이 나옵니다. 오히려 국내보다 더 세세하고 엄격한 조항이 수두룩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나라를 코인 허브로 만든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요.
싱가포르, "느슨함"과는 거리가 멀다
2026년 9월 1일,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개정안을 보면 이 나라의 스타일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MAS 규제를 받으려는 스테이블코인은 유통량과 동일한 100% 준비금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해야 하고, 이용자가 요청하면 5영업일 안에 같은 금액의 법정화폐로 반드시 환매해줘야 합니다. 심
지어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성 혜택을 지급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까지 새로 넣었습니다. 이 기준을 못 맞추면 'MAS 규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름조차 쓸 수 없고, 그냥 다른 가상자산과 똑같이 취급됩니다.
소매 투자자를 대하는 태도는 더 단호합니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과 싱가포르 기반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의 파산이 잇따르자, MAS는 그해 곧바로 가상자산 ATM 철수, 대중 대상 마케팅 전면 금지, 레버리지 거래 제한을 도입했습니다. 버스 광고판, ATM, 방송·인쇄 매체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코인 광고는 아예 금지됐고,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조차 막혔습니다.
심지어 2025년 6월 30일에는 싱가포르에 법인만 두고 실제로는 해외 고객만 상대하는 코인 기업들에게 "정식 라이선스를 받거나, 그날부로 해외 영업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내리면서 **"어떤 예외나 유예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 규제 조항은 계속 개정되는 사안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세부 요건은 2026년 9월 시점 기준이며, 최신 확정안은 MAS 공식 발표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왜 기업들은 여전히 싱가포르로 몰리나
역설처럼 보이지만, 답은 간단합니다. 싱가포르는 '소매 투자자의 도박'과 '기관의 사업'을 완전히 다른 문제로 취급합니다.
국내 코인데스크 기고문은 이를 두고 "글로벌 블록체인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와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목표,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개인이 코인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최대한 막되, 라이선스를 받은 기업이 커스터디·거래소·토큰 발행 같은 정식 사업을 하는 것은 오히려 명확한 규칙 안에서 적극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분 덕분에 기업 입장에서는 "규칙이 무엇인지 몰라서 사업을 못 하는" 불확실성이 사라집니다.
규칙이 엄격하더라도, 그 규칙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예측 가능하다면 기업은 그에 맞춰 사업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규칙 자체가 모호하거나 계속 미뤄지는 나라에서는, 아무리 세율이 낮아도 기업이 들어오기를 주저합니다. 이 지점이 앞서 다룬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지연 문제와 정확히 겹칩니다. 국내에서 스테이킹 서비스나 이자형 상품이 세금상 어떤 소득으로 분류되는지가 여전히 불명확한 것도, 결국 같은 종류의 '규칙 불확실성' 문제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스테이킹·디파이 소득의 세금 정체: 기타소득인가, 이자·배당소득인가" — https://bbmstyle.tistory.com/158— 싱가포르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 대한 이자 지급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을 명확히 정해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소득에 대한 세금 분류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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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아예 다른 전략을 택했다
UAE의 접근법은 싱가포르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싱가포르가 하나의 중앙 규제기관(MAS)이 정교한 규칙 하나를 만드는 방식이라면, UAE는 한 나라 안에 여러 개의 서로 다른 규제 구역을 동시에 운영합니다.
두바이에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만을 전담하는 독립 규제기관 VARA(2022년 3월 설립)가 있고, 아부다비에는 영국 보통법 체계를 그대로 적용해 디지털 증권·스테이블코인·파생상품까지 폭넓게 다루는 금융자유구역 ADGM이 있습니다. 여기에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는 또 다른 독자 규제기관(DFSA)을 운영하고, UAE 본토는 연방 기관인 SCA가 관할합니다.
즉 기업은 "가상자산 사업만 하고 싶다면 두바이 VARA", "디지털 증권까지 폭넓게 다루고 싶고 영미법 체계에 익숙하다면 아부다비 ADGM"처럼, 자신의 사업 성격에 맞는 규제 환경을 골라잡을 수 있습니다.
두바이의 상업자유구역 DMCC에는 이미 600개 넘는 가상자산 기업이 입주해 있고, 최대 50년간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려는 UAE의 국가적 다각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싱가포르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기업이 아예 싱가포르에서 두바이·아부다비로 거점을 옮기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공통점, 그리고 진짜 교훈
싱가포르와 UAE의 방식은 이렇게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둘 다 '규제가 없다'가 아니라 '규제가 빠르고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싱가포르는 하나의 엄격한 규칙을 예측 가능하게 적용하고, UAE는 여러 개의 명확한 규칙 중 골라 쓰게 합니다. 방식은 정반대지만, "기업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다"는 본질은 같습니다.
여기서 국내 상황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이 나옵니다.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지연되는 이유는 규제를 만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은행이 발행할지 비은행도 허용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길어지며 어떤 규칙으로 갈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UAE 사례가 주는 교훈은 "규제를 풀어라"가 아니라, **"어느 방향이든 좋으니 명확하게, 빨리 정하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수록, 기업들은 규칙이 이미 확정된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스테이블코인 예치, 해도 될까 — 리스크 등급별로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 https://bbmstyle.tistory.com/184 — 싱가포르가 100% 준비금과 5영업일 내 환매 의무를 명문화한 것처럼,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예치 상품의 리스크를 판단할 때도 이런 준비자산·환매 구조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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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에게 주는 의미
당장 국내 투자자가 싱가포르나 UAE로 이주할 일은 많지 않겠지만, 이 비교는 실질적인 판단 기준을 하나 던져줍니다.
어떤 코인 프로젝트나 거래소가 "우리는 규제 친화적인 나라에 있다"고 홍보할 때, 그것이 정말 탄탄한 라이선스 체계 안에 있다는 뜻인지, 아니면 단순히 규제가 느슨해서 검증 없이 사업하고 있다는 뜻인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싱가포르·UAE의 사례에서 보듯, 진짜 신뢰할 만한 허브는 오히려 까다로운 라이선스 심사와 준비자산 요건을 통과한 곳입니다.
📌 핵심 요약
- 싱가포르는 스테이블코인에 100% 준비금, 5영업일 내 환매, 이자 지급 금지 같은 엄격한 조항을 두고 있으며, 2022년 테라·3AC 사태 이후 소매 투자자 대상 광고·레버리지 규제도 크게 강화했습니다
- 그럼에도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는 규칙이 없어서가 아니라, 규칙이 명확하고 예측 가능해 기업이 사업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UAE는 두바이(VARA), 아부다비(ADGM), DIFC, 연방(SCA) 등 여러 개의 서로 다른 규제 구역을 동시에 운영해, 기업이 자기 사업에 맞는 환경을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 두 나라의 공통점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의 신속성과 명확성'이며, 이는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표류 중인 국내 상황과 대비됩니다
- 코인 허브를 표방하는 곳을 평가할 때는 "규제가 느슨한가"가 아니라 "규제가 명확하고 검증 가능한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안전합니다
- ⚠️ 각국의 라이선스 요건과 규제 기관 관할은 계속 개정되므로, 실제 진출·투자를 검토한다면 최신 법령과 현지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 참고 자료
싱가포르 규제 이해하기 1탄 — 싱가포르통화청(MAS) 가이드라인 - CoinDesk Korea (2022.02.04) -
싱가포르 MAS, 스테이블코인 100% 준비금 의무화하고 이자 지급은 금지한다 - 위키트리 (2026.09) -
싱가포르 통화감독청 가상자산 서비스업체 규제 강화 "해외 활동 중단, 어떤 유예나 유예 없다" - 블록미디어 (2025.06.23) -
입문서: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규제 - TRM Labs -
석유로 돈 번 UAE '블록체인' 낙점…규제 안정성·세제 혜택까지 - 이투데이 (2024.09.11) -
UAE 가상자산 규제 체계와 실물자산 토큰의 제도화 동향 - 법률신문 Lawyter (2025.05.13) -
아부다비 vs 두바이 : 웹3 허브 쟁탈전 - Xangle -
규제와 혁신이 이끄는 시장,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로 도약하는 UAE - KOT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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