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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도 이자도 없는 비트코인, 어떻게 값을 매길까요? 한때 업계를 휩쓴 스톡투플로우·파워로우 모델이 왜 실시간으로 빗나가고 있는지, 가치평가의 본질까지 짚었습니다.

 

 

비트코인 가치평가 딜레마 개념 이미지


 

 

삼성전자 주식을 살 때는 나름의 기준이 있습니다.

 

회사가 매년 얼마를 버는지(순이익), 그 돈을 주주에게 얼마나 나눠주는지(배당), 그리고 지금 주가가 이 벌이에 비해 비싼지 싼지(PER)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어떨까요.

 

회사가 아니니 순이익도 없고, 배당도 없고, 임대료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은 매일, 매초 가격을 매기고 있습니다.

 

이 자산에 정말 '적정 가격'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시도: 희소성으로 가격을 예측한다

 

2019년, 익명의 분석가 'PlanB'가 내놓은 스톡투플로우(Stock-to-Flow, S2F) 모델은 크립토 업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논리는 단순했습니다. 금이 비싼 이유는 이미 채굴된 양(재고, Stock)에 비해 매년 새로 캐내는 양(흐름, Flow)이 아주 적기 때문이고, 비트코인도 4년마다 반감기를 거치며 이 흐름이 점점 줄어드니 금처럼 희소성이 쌓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2020~2021년 강세장에서 이 모델의 예측 경로와 실제 가격이 꽤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며, 많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약세장이 오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모델이 예측한 경로보다 60% 넘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희소성이라는 요인 자체는 변하지 않았는데도, 가격은 모델과 무관하게 움직인 것입니다. 이 모델의 창시자는 이후 업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 이 모델의 실패율(60%)은 특정 시점 기준 비교치이며, 산출 방식에 따라 수치는 다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측모델과 실제가격 괴리 개념도

 

 

 

 

 

 

 

 

 

 

두 번째 시도: 후계자도 지금 빗나가고 있다

 

스톡투플로우가 무너지자, 그 후계자 격으로 등장한 것이 '파워 로우(Power Law)' 모델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시간의 거듭제곱에 비례해 완만하게 우상향한다는 논리로, 여기에 메트칼프의 법칙(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이론)까지 결합해 좀 더 정교해 보이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2026년 중반 기준 이 모델이 계산한 '적정 가격'은 약 37만 8,544달러였던 반면,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6만 달러 부근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모델 추정치보다 80% 넘게 낮은 가격입니다.

 

첫 번째 모델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만든 두 번째 모델조차, 지금 이 순간 비슷한 방식으로 빗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세 번째 시도: 그나마 실용적인 지표, 그런데도 함정이 있다

 

앞의 두 모델보다 실무에서 더 자주 쓰이는 지표는 **NVT 비율(Network Value to Transactions Ratio)**입니다.

 

이 지표를 만든 애널리스트 윌리 우는 이를 주식의 PER(주가수익비율)에 빗댔습니다.

 

비트코인의 전체 시가총액을, 그 네트워크에서 실제로 오간 거래대금으로 나눈 값입니다.

 

주식으로 치면 "이 회사 주가가 실제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비싼가 싼가"를 보는 것과 같은 발상입니다. 이 지표는 앞선 두 모델보다 실제 네트워크 활동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결 근거가 탄탄합니다.

 

다만 이 지표에도 숨은 함정이 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 업체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쓰이던 시기의 NVT 값과,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이 바뀐 이후의 NVT 값은 서로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즉 비트코인이 무엇을 위한 자산인지에 대한 시장의 합의 자체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같은 지표값이 시기마다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PER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회사가 버는 돈 대비 주가"라는 같은 의미를 유지하는 것과 다른 점입니다.

 

 

 

 

 


 

 

 

 

 

 

 

 

왜 이 모델들은 하나같이 실패할까

 

 

세 모델 모두 공통된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 "과거 가격이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를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이야기(내러티브)를 먼저 만든 뒤, 그 이야기를 미래에 투영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힘(기관 자금의 유입 속도, 규제 환경, 경쟁 자산과의 자금 이동, 이 시리즈 앞선 편에서 다룬 M2 통화량이나 금리 같은 매크로 변수)이 모델이 가정한 단일 변수(희소성, 시간, 네트워크 크기)보다 훨씬 복잡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모델이 만들어질 당시의 시장 구조를 기준으로 과거 데이터에 꿰맞추다 보니,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면(예: 비트코인 현물 ETF 등장으로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나스닥과의 동조화가 강해진 것) 모델은 무력해집니다.

 

사실 이건 비트코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통 주식시장에서도 애널리스트마다 같은 회사의 적정주가를 완전히 다르게 제시하고, 그 목표주가 자체가 자주 틀립니다.

 

다만 주식은 최소한 순이익이라는 '닻'이 있어 오차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반면, 비트코인은 그 닻 자체가 없다 보니 모델 간 오차 범위가 훨씬 크게 벌어지는 것뿐입니다.

 

**"가치평가는 원래 정밀과학이 아니라 확률적 추정"**이라는 사실이, 현금흐름이 없는 자산에서 훨씬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셈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시가총액의 거대한 거짓말: FDV와 락업 해제(Unlock) 폭탄 테러의 진실" — https://bbmstyle.tistory.com/149 — FDV 역시 얼핏 정교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왜곡되기 쉬운 또 다른 가치평가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글에서 다룬 '모델을 맹신하지 말라'는 교훈과 정확히 같은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시가총액의 거대한 거짓말: FDV와 락업 해제(Unlock) 폭탄 테러의 진실

유통량은 적고 완전희석가치(FDV)만 수조 원에 달하는 알트코인 토큰노믹스의 함정을 알려드립니다. 벤처캐피탈(VC)의 물량 덤핑 구조와 언락 폭탄 속에서도 진짜 가치 있는 메이저 자산을 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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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두 가지 태도가 가능합니다.

 

하나는 "그럼 가치평가는 다 무의미하다"는 냉소적 결론이고,

 

다른 하나는 **"단일 모델이 아니라 여러 관점을 겹쳐 보며, 확신의 크기를 낮추는 것"**입니다.

 

후자가 훨씬 생산적입니다. 절대적인 '적정가격'을 찾으려 하기보다, 이 자산이 자신의 과거 흐름이나 비슷한 성격의 다른 코인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어디쯤 있는지를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업계 리서치들도 공개체인, 거래소 토큰, 디파이 프로젝트, 밈코인마다 서로 다른 가치평가 잣대를 써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하나의 공식으로 모든 코인의 가격을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애초에 무리라는 뜻입니다.

 

이 불확실성을 인정하면, 자연스럽게 투자 규모를 어떻게 정할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가치평가에 대한 확신이 낮은 자산일수록,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인 대응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2026년 이후 레이어 1 투자 플레이북: 내 계좌에 담아야 할 메이저 L1 분산 전략" — https://bbmstyle.tistory.com/133 — 코인마다 성격이 다른 만큼 하나의 가치평가 공식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성격의 자산으로 나눠 접근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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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mstyle.tistory.com

 


 

📌 핵심 요약

 

  • 비트코인은 배당·순이익 같은 현금흐름이 없어,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 희소성에 기반한 스톡투플로우 모델은 2022년 약세장에서 실제 가격과 60% 넘게 어긋나며 신뢰를 잃었습니다
  • 후계 모델인 파워 로우 역시 2026년 중반 기준 적정가격 추정치(약 37만 8,544달러)가 실제 가격(약 6만 달러)과 80% 넘게 차이나며 비슷한 실패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실무에서 쓰이는 NVT 비율은 실제 네트워크 사용량을 반영하지만, 비트코인의 역할(결제 수단 vs 가치 저장)이 계속 바뀌면서 시기별 절대값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 모든 모델의 공통된 약점은 과거를 설명하는 이야기를 미래에 그대로 투영한다는 점이며, 단일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관점을 겹쳐 보고 확신의 크기를 낮추는 태도가 현실적입니다

 

  • ⚠️ 각 모델의 추정치와 실제 가격 괴리는 시점에 따라 계속 달라지므로, 특정 수치를 투자 판단의 절대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 참고 자료

 

이더리움 가격 예측 모델과 그 작동 방식 - FinanceFeeds Korea (2026.07.17) -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남은 가치 평가 모델을 돌파할 것인가? - CoinDesk Korea (2025.12.05) -
Most Common Crypto Price Prediction Models Explained - FinanceFeeds (2026.07.09) -
비트코인 파워 법칙이란 무엇인가? 모델, 차트 및 계산기 가이드 - MEXC Blog (2025.08.20) -
DeFi부터 비트코인까지, 암호화폐 자산 가치 평가 모델 탐구 - PANews (2025.04.17) - 
NVT Ratio - Glassnode Docs -
Bitcoin Valuation: Supply, Demand & Token Economics - Ryan O'Connell, CFA (2026.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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